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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사순절에 떠나는 천로역정 3

지난 회에 이어 천로역정의 나머지 이야기다.   ‘아름다운 궁전’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주인공 크리스천을 기다린 곳은 ‘겸손의 골짜기’였다. 여기서 ‘아블루온’이란 악룡에게 무시무시한 불화살의 공격을 받아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고 이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함정, 올가미, 귀신, 괴물들을 만나지만 주의 권능에 힘입어 용케 피한다. 그런 뒤 광야 저쪽 야트막한 언덕에서 앞서 걸어가던 ‘신실’이란 친구를 만나 같이 걸으며 염려, 고통, 여러 유형의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광야를 거의 다 지날 무렵 순례 초기 ‘좁은 문’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던 ‘전도자’를 만나 고난의 순간들을 하소연하지만 전도자는 오히려 “아무런 고통 없이 순례의 길을 갈 수 있기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이제 광야를 벗어나면 원수들이 죽일 작정을 하고 덤벼들 테고 그렇게 되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믿음의 피’를 입증해 보여야 한다”는 무서운 예언을 남긴 채 떠난다.   전도자와 헤어진 두 사람은 이제 광야 끝자락에 위치한 ‘허영의 도시’ 에 이른다. 이 도시는 수천 년 전부터 집, 토지, 지위, 명예, 진주, 보석 같은 허영물을 전시하고 순례자들을 유혹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허영 명품에 조금의 관심조차 기울임 없이 갈 길만 재촉하자 상인들은 ‘입은 모양새나 말씨가 전혀 다르다’며 시비를 걸어 싸움을 유발한 뒤 관가로 끌고 가 ‘폭동을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재판에 넘겼다. 결국 ‘신실’은 사형 언도와 함께 죽임을 당하고 크리스천만 살아 홀로 걷다 ‘소망’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이후 두 사람은 탐욕, 구두쇠, 돈, 데마에 이어 ‘소금기둥이 된롯의 아내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 뒤 그림처럼 아름다운 ‘생명수강’ 도착, 모처럼 긴 휴식을 취한다. 그런 뒤 길을 잘못 들어 ‘절망의 거인성’에서 ‘의심의 감옥’에 갇혀 자살을 종용받지만 품속에 있던 ‘약속의 열쇠’로 감옥 문을 열고 나와 ‘기쁨의 산’에 이르게 된다.   이 산에서 두 사람은 지식, 경험, 경계, 성실 같은 네 목자로부터 풍부한 영적 지식과 경계의 교훈을 얻지만 ‘미혹의 땅’에서 ‘무지’를 만나 믿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또 ‘마법의 땅’에서는 미혹에 빠져 잠시 영적으로 혼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담대히 모든 유혹과 혼란을 극복한 뒤 순례길 마지막 안식처 ‘뿔라의 땅’에 입성, ‘주의 신부’ 된 기쁨과 함께 ‘주의 만찬’에 초대되어 떡과 잔을 나눈다. 그리고 저 멀리눈 앞에 펼쳐진시온의 언덕을 바라보며 새 힘을 받아 성문 앞을 가로질러 흐르는 ‘죽음의 강’조차 가뿐히 건넌다. 그리고 빛나는 영들(천사)의 환영 속에 당당히 천성에 입성하는 것으로 천로역정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2000년 전 예수는 죽임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예루살렘에 입성, 어제 ‘성금요일’ 밤 십자가 처형을 당했고 오늘 유대교 안식날, 실패자의 모습으로 무덤에 갇혀 지냈다. 그리고 3일만인 내일 죽음을 이긴 승리자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   사실 천국은 ‘크리스천’ 같이 고난을 통해서가 아니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의 공로로 가는 곳이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작가 존 번연은 천로역정을 통해 좁은 문이나 십자가보다는 ‘허례와 위선’ 같이 넓고 평탄한 길만 탐하는 오늘날 우리 신앙 자세를 경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천로역정 사순절 주인공 크리스천 광야 끝자락 광야 저쪽

2022-04-15

[살며 생각하며] 사순절에 떠나는 천로역정 2

천로역정(天路歷程)이란 ‘천국 가는 여정’이란 말로 원제목 The Pilgrim’s Progress(순례자의 전진)보다 우리에게 더 이해하기 쉽고 익숙한 제목 같다.   시작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꿈속에서 책(성경)을 통해 사는 도성이 곧 멸망(장망성)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친척, 친구들의 조롱을 뒤로한 채 남루한 옷차림으로 무거운 짐(죄)을 지고 동조자 ‘유유부단’과 함께 천성을 향해 떠나는 장면이다. 여정의 첫 난관인 ‘낙심의 늪’에서 허우적대지만 ‘도움’이란 사람을 만나 탈출한다. 이후 ‘유유부단’은 되돌아갔고 홀로 남은 크리스천은 우연히 만난 ‘세속현자’를 통해 ‘도덕마을의 준법선생’을 만나면 구원에 이르는 쉬운 길을 알려줄 것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그곳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러 시내산 높은 곳으로부터 무엇인가 무서운 것이 떨어져 나오거나 불같은 것이 자기를 덮칠 것 같은 두려움 속에 오히려 등의 짐이 더 무거워 옴을 느끼고 고민한다. 이때 ‘좁은 문’으로 가면 살길이 열릴 것이라고 훈계해주었던 ‘전도자’가 다시 나타나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일러준다. 그의 말대로 좁은 문을 두드렸고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 ‘설명자의 집’으로 들어가 특별한   시청각교재, 즉 ‘목자의 상’ ‘비질하는 하인과 물뿌리는 소녀’ ‘정욕과 인내’ ‘불을 끄려는 마귀와 기름 붓는 그리스도’ ‘철창 속 타락자’와 같은 방을 경험한다.   좁은문을 지나 ‘구원’이라고 쓰인 담장 길을 따라 걷다 꼭대기에 서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았을 뿐인데 놀랍게도 어깨의 무거운 죄의 짐이 스스로 풀려 무덤 입구로 굴러떨어져 다시 보이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한다. 이어 ‘세 천사’가 나타나 ‘당신의 죄가 용서받았다’며 걸치고 있던 누더기를 벗기고 깨끗한 새 옷을 갈아입혀 주었다. 또 이마에 표를 달아준 뒤 봉인된 두루마리를 건네면서 천국 문에 이르렀을 때 제시하라고 알려주었다.   아! 하며 황홀한 기쁨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걷는 가운데, 쇠사슬에 발목이 묶인 채 자는 우매, 나태, 거만들을 지나 ‘허례와 위선’이란 두 사람을 만나 동행한다. 이들은 좁은 문과 십자가를 통과하지 않고 담을 넘고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곤경의 기슭’이란 곳에서 또다시 쉬운 샛길만 탐하다 파멸에 떨어져 죽고 나 홀로 ‘곤고의 언덕’을 오르다 정자에 놓인 긴 의자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다.   잠에서 일어나 ‘곤고산’ 꼭대기에 도달하였으나 ‘두루마리’를 잠자는 동안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다시 내려가 두루마리를 찾은 뒤 ‘아름다운 궁전’이란 곳에 도달하였지만 궁전 앞을 막아선 ‘두 마리의 사자’를 보고 잠시 놀라 망설이자, ‘각성’이 ‘목줄에 매인 사자’라는 사실을 알려주어 담대히 궁전에 들어간다. 기쁨으로 그곳에 머물며 삼손, 기드온 및 장차 오실 주님에 대한 기록들을 읽으며 앞으로 닥칠 고난을 대비하여 ‘방패’ ‘투구’ ‘검’ 등으로 무장한 뒤 떡과 포도주를 선물 받는다.   여기까지가 순례길의 반 정도다. 이제 고난의 십자가와 부활, 목표했던 천성에 입성할 기쁨과 환상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천로역정 사순절 주인공 크리스천 문과 십자가 하인과 물뿌리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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